‘서울의 달’, 등장인물과 소감
'서울의 달'
1994년 1월에 첫 방영해 10월에 막을 내린 주말 드라마입니다. 당시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였던 옥수동을 배경으로 김운경 작가가 각본을 썼습니다. 서울로 상경해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을 개성 있는 캐릭터를 살려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의 달' 등장인물
김홍식(한석규) 성공을 꿈꾸며 시골에서 상경한 제비족입니다. 고향 친구 춘섭을 취직을 미끼로 서울에 상경하게 해 5백만 원을 받고 달아납니다. 금방 춘섭에게 잡히고 돈을 갚기 전까지 춘섭과 동거를 시작합니다. 제대로 글을 쓰진 못하지만 세련된 겉모습과 싸움도 웬만큼 해서 여자들의 호감을 사는 편입니다. 영숙과 사랑하게 되지만 돈 많은 부잣집 딸 경란과 결혼합니다. 얼마지 않아 이혼하고 폐인처럼 살다 영숙의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영숙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없어 외항선을 타고 멀리 떠날 결심을 합니다....
차영숙(채시라) 달동네를 벗어나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제비족을 사랑하게 됩니다. 홀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하며 수출입 공단 회사 경리 일을 합니다. 도도한 깍쟁이에 똑똑한 척하지만 조건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러다 세련돼 보이는 홍식을 좋아하게 되고 홍식에게 버림받습니다. 제비족이 탄로나 나이 많은 부잣집 여자에게 이혼당한 후 폐인처럼 사는 홍식과 재결합하고자 하나 현실은 빗나갑니다.
박춘섭(최민식) 어리숙하고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 홍식에게 속아 5백만원을 날립니다. 우직하고 촌스럽고 고지식한 노총각으로 영숙을 짝사랑합니다. 홍식을 면전에서 비난하면서도 끝까지 남아준 친구입니다. 춘섭은 홍식을 좋아하는 영숙에게 마음을 접고 자신을 좋아하는 호순(김원희)과 결혼합니다. 원하던 여자와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묵묵히 일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당시 서민들의 모습을 대변했습니다.
주인공들 주변 인물로는 주인집 가족으로 이대근, 나문희, 윤미라, 백윤식, 이주희 등이 있습니다.
이대근은 직업군인 출신의 주인집 할아버지이고 백윤식의 장인입니다.
나문희는 이대근의 아내이고 주인집 할머니입니다.
윤미라는 나문희와 이대근의 딸이자 커피전문점 사장으로 닭대가리란 별명을 혐오합니다.
백윤식은 능글맞은 중년의 미술 선생님으로 사기꾼 이미지를 잘 소화해 인기를 얻었습니다.
홍진희는 한석규를 카바레에서 만나 여관까지 가서 지갑을 들고 달아나는 미선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미지는 홍식이 골프장에서 만나 결혼까지 한 민경란 역할입니다.
초보 제비 역할을 맡았던 김영배는 춤을 가르치며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이란 동작명이 유행이 돼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서울의 달’ 소감
등장인물들과 당시 배경이 현실적이면서도 코믹한 부분이 많았지만 큰 줄기는 헛된 욕망을 좇다 무너지는 한 시골 청년의 꿈과 사랑을 그립니다. 지금은 대배우들이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한석규와 최민식 배우의 풋풋함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드라마에 잘 등장하지 않는 제비족과 달동네 서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인기를 끌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 본연의 욕망과 그럼에도 숨길 수 없는 어리숙함과 순수함이 있어 만들어진 인물이 아닌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촬영지였던 옥수동은 드라마 종영 직후 재개발로 사라졌습니다. 30년 전 옥수동의 모습을 드라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