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기쁨’, ‘슬픔’, ‘빙봉’ 과 감상
‘인사이드 아웃’, 라일리의 ’ 기쁨'
11세 소녀 라일리의 지배적인 감정은 노란빛 ‘기쁨’이었습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친구들과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 때, 꽁꽁 언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탈 때,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하며 선물을 받을 때 등 노란빛은 더욱 빛납니다. ‘기쁨’은 라일리의 가족이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본부를 이탈해 길을 잃게 됩니다.
‘기쁨’은 샌프란시스코의 낯선 환경에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라일리의 감정을 행복으로 채우려 합니다. ‘슬픔’을 작은 원에 가두려 하고, 꿈 제작소에서 만든 영상을 강제로 끊으면서까지 ‘기쁨’은 최선을 다합니다. 그럼에도 라일리의 ‘슬픔’, ‘소심’, ‘까칠’, ‘버럭’은 툭툭 튀어나오며 ‘기쁨’을 방해합니다.
‘인사이드 아웃’, 라일리의 '슬픔'
파란빛의 ‘슬픔’은 처음엔 노란빛에 가려져 희미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집의 환경과 전학 간 학교에서의 낯선 상황은 파란빛을 키웁니다. 새로운 친구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슬픔은 하키에 관련된 기억을 건드립니다. 하키 경기를 하며 즐거웠던 추억 뒤에 아픈 기억도 함께 있었음을 깨닫고 슬퍼진 라일리는 창피함과 향수병으로 파란빛이 더욱 반짝이게 됩니다.
‘기쁨’의 최대 피해자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슬픔’은 자신을 장기기억 저장소에 가두려던 기쁨에 저항합니다. 그 과정에서 ‘기쁨’과 함께 장기 기억 저장소로 떨어진 ‘슬픔’은 라일리의 기억 속 섬들을 돌며 본부로 돌아가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인사이드 아웃’, 라일리의 '빙봉'
영화 초반부에 어린 라일리는 벽에 그림을 그립니다. 슬쩍 스쳐 간 벽화 속 주인공은 '빙봉'입니다. 라일리의 장기 기억 장소에 사는 상상 친구로 정이 많고 솜사탕 몸을 가진 눈물 대신 사탕을 흘리는 개성 강한 친구입니다. 코끼리, 고양이, 돌고래 등이 합쳐진 모습을 한 '빙봉'은 최선을 다해 ‘기쁨’과 ‘슬픔’을 본부로 데려다주려 합니다. 지름길로 가려다 ‘추상적 생각’에서 2차 원화 되기도 하고, 상상의 나라에서 ‘감자튀김 숲과 카드 집’ 등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라일리 기억의 쓰레기장에 ‘기쁨’과 함께 떨어지게 됩니다. ‘기쁨’은 노래를 부르면 날 수 있는 수레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는데 '빙봉'은 기억의 쓰레기장에 남겨집니다. 몸이 사라져 가면서도 ‘기쁨’의 탈출을 기뻐하던 '빙봉'의 꿈은 라일리와 함께 로켓을 타고 달나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에 대한 감상
이 영화에 드러나는 지배적인 감정은 ‘기쁨’과 ‘슬픔’이었고 ‘소심’, ‘버럭, ’까칠‘도 함께 등장합니다. 인간의 감정은 이 다섯 가지 외에도 환희, 좌절, 절망, 두려움, 분노 등으로 세분화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쁨‘과 같이 행복한 삶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행복한 기억의 뒤편에는 슬픔, 절망, 좌절,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이 함께 했음을 조금만 돌아봐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쁨’이가 ‘슬픔’을 장기 기억 저장소로 밀어 넣으려 할 때 몸싸움하다 핵심 기억들이 보관함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그 순간 울고 있던 라일리는 울음을 멈추고 감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표정을 짓습니다.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은 다양한 감정들이 오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작은 일에 기뻤다가 사소한 일로 토라지기도 하고, 치사한 복수를 상상하고 화를 냈다가 후회합니다. 멋지고 밝은 생각이 빛을 발하는 것은 부끄럽고 어두운 생각들을 극복했을 때라는 것을 보여주는 ‘어른들의 동화’ 같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