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Magpie)
까치(학명: Pica serica 피카 세리카)는 까마귀과 까치속의 동아시아에 분포하는 텃새입니다.
날개길이 17cm, 꽁지 길이 24cm 정도이고, 암수 모두 깃털이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꼬리는 검은색으로 긴 편인데 특히 가운데 꽁지깃이 더 길고, 부리는 검은색으로, 높고 다소 짧습니다.
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곤충, 곡식, 쥐 등을 먹고 숲의 해충을 잡아먹습니다. 과수원이나 밭에서 과일 등의 작물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 있어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높은 나뭇가지나 전봇대나 송전선을 이용해 둥지를 틉니다. 겨울 동안 암수가 함께 둥지를 짓는데 초봄까지 긴 기간이 걸립니다.
산란기는 2-5월이며 연 1회 번식하고, 한배의 산란 수는 2-7개입니다. 알은 엷은 녹색바탕에 어두운 갈색과 잿빛의 얼룩점이 퍼져 있고, 새끼는 알을 품은 지 17-18일 만에 부화하고, 그 뒤 22-27일 만에 둥지를 떠납니다.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 동안 수컷은 암컷에게 먹이를 날라다 줍니다. 산란기에 집을 짓는 동안에 사람들이 접근하면 공격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까치는 약 6살 아이 정도의 지능이 있으며, 2008년도 연구결과에 따르면, 까치는 포유류 이외의 종에서 최초로 거울을 인식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까마귀(Crow/Raven)
우리나라 도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은 큰부리까마귀(Corvus macrorhynchos)이고, 갈까마귀는 주로 떼까마귀 무리에 소수가 섞여서 돌아다닙니다.
까마귀의 깃털은 멀리서 보면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가까운 거리나 빛이 잘 비치는 각도를 통해 보면 검은색 바탕에 옅은 보라색, 녹색의 광택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짧으면서도 강건한 부리와 다리 또한 검은색이고, 다 자란 까마귀는 약 40~70cm까지 자랍니다. 드물게 백변증이 발현된 백색 까마귀도 목격됩니다.
까마귀는 나무 꼭대기나 건물 피뢰침 같은 높은 곳에 앉아 시끄럽게 울며 서너 번 연속으로 빠르게 우는 습성이 있습니다. 나무 열매 등과 벌레를 먹기도 하며 육식도 합니다. 까마귀 중 가장 거대한 큰 까마귀는 대형 맹금류나 여우, 늑대 같은 포식자들을 공격해서 먹이를 강탈하며 한 마리 이상의 다른 까마귀들과 협동을 해서 습격을 합니다.
둥지는 높은 나무뿐만 아니라 절벽 끝자락, 송전탑이나 오래된 건물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짓습니다. 번식기는 2~3월이고, 서너 개의 갈색 반점이 있는 파랗거나 녹색 알을 낳는데, 암컷이 18~20일 동안 혼자 품고 그동안 수컷이 먹이를 가져다줍니다.
야생에서의 수명은 20년 내외로 알려져 있고, 한때는 흔한 텃새였으나 지금은 희귀해져 겨울 철새로 도래합니다.
까마귀는 까치, 앵무새와 함께 새 중에서 최상위권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 다음으로 똑똑한 동물 중의 하나에 속합니다. 훈련받은 까마귀의 지능은 6~7세 아이 정도이고, 앵무새나 구관조처럼 사람 목소리나 그 외 개 짖는 소리, 심지어 기계음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소리를 따라 할 수도 있습니다. 새 중에서도 자식이 부모를 먹여 살리는 건 까마귀뿐입니다.
삼국시대 고구려에서는 다리 셋 달린 까마귀 모습을 한 삼족오를 태양의 상징이라며 숭배하기도 했습니다. 신라에서도 까마귀가 소지 마립간에게 암살 시도를 미리 일러주어 그 대가로, 매년 오곡으로 까마귀밥을 지었다는 사금갑 설화도 있으며, 궁예에게도 '王'자가 쓰인 종이를 떨궈주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옷날은 신라시대에 까마귀에게 제사 지내던 풍습이 전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국시대에는 우대받았고, 조선시대 후기(19세기)까지 까마귀는 하늘과 땅을 잇는 존재라고 신성하게 여겨졌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까마귀는 길조로 여겨 '킹스 버드'(King's Bird)라고 부를 정도이며, 실제로 영국에 가 보면 거의 한국의 비둘기 수준으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까치를 반짝이는 것들을 훔치는 습성 때문에 흉조로 여기기도 하며, 런던탑에는 레이븐이 적어도 6마리는 항상 거주합니다. 런던탑에서 레이븐이 없어지면 영국이 멸망한다는 전설인데, 이 전설의 기원은 아서 왕이 사망해 아발론에 가기 전 레이븐에 그의 영혼이 잠시 머물다 갔다는 전설 때문입니다. 까마귀는 아서왕과 같은 켈트 문화권인 아일랜드의 전쟁과 죽음의 여신 모리안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검독수리 다음으로 버금가는 제2의 길조로 여겼고, 까마귀의 비행 방법, 울음소리에 몇 가지 의미를 두기도 했으며, 고대 로마의 항아리 속 그림에도 그려져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로마 공성 병기 중에 이름이 까마귀라는 뜻의 코르부스라는 병기가 있습니다.
까마귀는 헝가리의 국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