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미국 보스턴에서 1803년 5월에 태어난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입니다. 그의 부친, 윌리엄 에머슨은 유니테리언주의 교회의 목사였습니다. 에머슨은 성인까지 살아남은 5명의 아들 중에 둘째로 태어났고 영국 가문 출신이며, 그의 가족은 초기 식민시대 이후로 뉴잉글랜드에서 거주해 왔습니다.
그가 8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홀어머니에게서 양육되었으며, 그의 고모인 메리 무디 에머슨은 1863년 사망하기까지 에머슨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에머슨은 1827년 크리스마스에 뉴햄프셔 콩코드에서 아내인 엘랜 루이자 터커를 만났고, 2년 연애한 뒤에 그녀와 결혼하였습니다. 결핵을 앓던 아내의 죽음은 에머슨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는 매일 락스베리에 있는 그녀의 묘소를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고학으로 하버드 대학 신학부를 졸업, 그 후 유럽으로 건너가 활동하다가 귀국하였습니다. 에머슨은 동양 사상에 밝아 청교도의 기독교적 인생관을 비판하고, 편협한 종교적 독단이나 형식주의를 배척합니다. 자신을 신뢰하며 인간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적 사상을 주장하여, 자연과 신과 인간은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돌아간다는 범신론적인 초월주의 철학 입장에 섰습니다. 그는 세속을 싫어하고 구애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사색을 쌓아 '문학적 철인'이라고 추앙받기도 하였으며, 그의 이상주의는 젊은 미국의 사상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르친 유일한 교리는 " 개인의 무한함" (the infinitude of the private man) 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평범한 개인 즉, 귀족이 아닐 뿐 아니라 국가와는 구별된 사적인 의미의 개인을 강조한 것이며 니체의 위버멘쉬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에머슨은 19세기에 범람했던 염세주의, 즉 믿음을 저버린 인류의 미래를 암담하게 묘사한 볼테르, 바이런, 괴테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인간에게는 선함이 악함보다 미세하나마 더 많이 있음을 말하며 낙천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에머슨 대표 저서 셋
《자연 (수필)》(Nature, 1836)
에머슨의 첫 번째 책인 자연은 제임스 몬로에 의해 1836년에 출간되었으며, 초월주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작품입니다. 창조주가 자연 안에 충만하므로 인간이 자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을 통해 더 높은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개인의 직관과 영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신앙이나 도덕적인 규율보다도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탐색했습니다. 자연을 공부함으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상입니다. 이 책은 에머슨의 철학적 사상과 미국의 초월주의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자기신뢰》(Self-Reliance, 1841)
이 수필집은 각 개인이 순응과 잘못된 일관성을 피하고, 자신의 본능과 생각을 따를 것을 주장합니다. 삶에서 개인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누구나 다 단지 그들의 마음가짐을 바꾸기만 한다면,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인생에서 배우고, 잊어버리고 또다시 배우는 것을 설명하였습니다. 각 개인이 고유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생각을 믿고 따를 것을 권장했습니다. 이 책은 ‘자신을 신뢰하라’는 핵심 메시지를 통해 독자들이 외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충실하도록 영감을 줍니다. 에머슨은 사회가 아닌 개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삶의 중요한 목적임을 강조했습니다.
《위인이란 무엇인가》(Representative Men, 1849)
1850년에 《에세이》에 수록되었으며 일곱 번의 강의를 모은 글입니다. 첫째 에세이는 사회에서 위인이 하는 역할을 말합니다. 나머지 여섯 장에서는 플라톤 (철학자), 에마누엘 스베덴보리 (신비주의자), 미셸 드 몽테뉴 (회의주의자), 윌리엄 셰익스피어 (시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세계의 남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작가) 등 각각의 미덕을 소개하였습니다.
에머슨은 진정한 영웅이란 외부의 인정이나 보상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원칙과 신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영웅주의를 외부적 성공보다는 내면의 용기와 신념의 강도에서 찾았으며, 남들의 의견이나 사회적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자주성과 자기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이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자신 안에 존재하는 영웅성을 발견하고, 두려움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을 독려합니다. 에머슨은 영웅적 삶이란 결국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내면의 소리를 따르는 삶이라고 정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