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산부인과와 에피소드 셋
순풍산부인과
1998년 3월 SBS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9시 25분에서 30분간 방영한 시트콤입니다. 60분 남짓의 장편 드라마가 주류를 이루던 때에 드라마를 능가하는 7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국 시트콤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후 타 방송국의 시트콤 기획과 인기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등장인물 각각의 캐릭터들이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출연진들의 인기에 힘입어 당시 출연진이 찍은 광고 총합이 30편이 넘었다고 합니다.
홍제동 순풍산부인과 원장 오지명의 집안과 병원 식구들과 이웃들에게 주어지는 머피의 법칙 같은 상황들, 그에 대처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이 웃음을 터트리게 했습니다.
오지명의 장녀 박미선의 남편 박영규와 그의 딸 미달은 트러블 메이커입니다.
의대를 나왔으나 전형적인 의사 모습에서 벗어난 엉뚱하고 괴짜같은 면을 보여준 김찬우 또한 박영규와 미달 못지않게 극의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하루의 고단함을 가족들과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게 했던 국민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교체를 반복하며 2년 9개월, 682화를 마지막으로 방송을 종영합니다.
순풍산부인과 에피소드1
오지명과 박명규, 이창훈, 권오중, 표인봉이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깁니다. 오지명이 깨어 보니 한쪽 눈이 멍들어 있었고 범인을 색출합니다. 사위 박영규가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박영규는 다른 사람들에게 혐의를 돌립니다. 박영규의 의도대로 되다가 결국 방에 버려진 붕대와 부은 오른손으로 인해 범인으로 잡힙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박영규는 술을 먹고 필름이 끊겼고 그때 무릎에 손이 찍혀 부었던 것입니다. 오지명의 멍든 눈은 이창훈, 표인봉, 권오중 세 사람이 오지명이 자신을 쳐보라고 도발해 셋이 한꺼번에 주먹을 날리는 바람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이후 다른 시트콤에서 비슷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합니다.
순풍산부인과 에피소드2
박영규는 작은 아버지의 고물상에 들렀다 표구 하나를 해 놓으라고 글씨를 얻어옵니다. 영규는 우연히 찬우에게 빌린 돈 10만 원 대신 그 글씨를 주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의친왕의 친필이라 백만 원 상당의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영규는 감사 표시로 저녁을 산다는 찬우에게 본전을 뽑으려고 합니다. 박미선과 미달과 함께 고깃집에 가서 배가 터지게 고기를 먹고, 박영규는 끝까지 2인분을 더 시키면서 열의를 불태웁니다.
순풍산부인과 에피소드3
김간호사가 구걸하는 노숙자에게 버스 토큰 한 개를 남기고 자신이 가졌던 잔돈을 다 적선합니다. 버스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밀치는 바람에 하나 남은 토큰이 하수도에 빠져버립니다. 김간호사는 노숙자에게 다시 가서 잔돈을 달라고 하지만 노숙자에게 핀잔만 듣게 됩니다.
이 외에도 주옥같은 에피소드들이 많지만, 유튜브에서 무료로 상영하고 있으니 1화부터 틈틈이 정독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약간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순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을 때 ‘순풍산부인과’ 다시 보기가 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