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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식해, 食醯)에 관하여, 식혜 만들기, 안동 식혜 만들기

by 휴&예 2024.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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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혜(식해, 食醯)에 관하여, 식혜 만들기, 안동 식혜 만들기

식혜(식해, 食醯)에 관하여

식혜는 영어로는 'sikhye', 혹은 'rice punch(쌀 펀치)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엿기름을 우린 웃물에 쌀밥을 말아 독에 넣어 더운 방에 삭히면 밥알이 뜨는데, 거기에 설탕을 넣고 끓여 차게 식혀 먹는 우리나라 전통 곡물음료입니다. 요즘에는 전기밥솥을 이용해 밥알을 삭히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수정과처럼 추석, 설날 같은 명절에 주로 마시며, 일상에서도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음료수입니다. 

 

아밀레이스의 효소작용을 이용하여 만드는 식혜의 아밀레이스는 엿기름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이 엿기름을 말린 뒤 분쇄하여 물에 담가놓으면 아밀레이스가 물에 녹아내립니다. 그 물을 탄수화물(밥)에 섞어서 따뜻한 곳에서 삭히면 다당류인 탄수화물이 이당류인 엿당으로 분해되어 이것이 식혜의 단맛을 내는 주요 성분이 됩니다. 건더기를 짜내 졸이면 조청이 되며, 더 졸여 굳히면 엿이 됩니다.

 

익힌 밥을 주재료로 하여 소화하기가 편하고, 소화를 돕는 엿당을 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속이 더부룩할 때 속을 달래기 위한 소화제로 쓰이기도 합니다. 

당도가 높기 때문에 숙취 제거에도 탁월하고 특히 소화가 잘되는 음료기 때문에 술 마신 다음 날 울렁거리고 답답한 속을 풀어주기에 적합합니다.

단맛이 감도는 음료이고 시원하게 먹는 맛이 좋아 매운 것을 먹고 혀가 얼얼할 때 마시거나 찌거나 구운 고구마를 먹을 때 같이 먹어도 좋습니다.

보통은 차갑게 식혀서 먹지만 생강 따위를 썰어 넣고 살짝 끓여낸 뒤에 따뜻하게 마시기도 하는데, 한겨울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커피나 차 못지않은 별미입니다.

 

식혜 만들기

밥, 엿기름, 물을 준비합니다.

엿기름에 물을 붓고 한두 시간 불린 뒤 엿기름의 효소가 잘 우러나도록 손으로 짜듯이 조물조물 주물러줍니다. 엿기름과 물의 비율은 100g당 1L 정도로 맞추면 됩니다.

고운 체에 찌꺼기(겉보리. 겉껍질이 안 벗겨진 것)를 걸러 마저 짜낸 뒤 겉보리는 버리고, 짜낸 물만 남깁니다. 혹은 겉보리에 다시 새 물을 부어 한 번 더 짜내도 됩니다.

불순물이 가라앉도록 30분간 두면 하얀 앙금이 생기는데, 맑은 식혜를 하려면 무조건 앙금을 버려야 합니다.

밥통에 효소가 우러난 엿기름 짜낸 물과 밥을 넣은 뒤 잘 저어준 후 보온 기능으로 삭힙니다. 밥을 삭힐 때 어느 정도 설탕을 넣어 주어야 잘 삭습니다.

밥알이 동동 뜨기 시작하면 냄비에 붓고 팔팔 끓입니다. (효소를 파괴하여 당화 작용을 멈추기 위해서)

기호에 따라 벌꿀 또는 설탕, 생강 등을 첨가해도 됩니다. 

원액이 완성되면 설탕물을 섞어가며 원하는 양까지 불려도 되고 생략해도 됩니다. 식힌 뒤 냉장고에서 차게 해 먹습니다.

 

식혜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간에 효모를 넣어 그대로 발효시킨다면 술이 됩니다.

끓일 때 밥알을 건져낸 뒤에 끓이면 밥알이 동동 떠 있는 모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안동식혜 만드는 법

 

재료 : 엿기름, 신선한 하얀 무와 홍당무, 밤 또는 고구마, 묵은 것보다 햇 고춧가루, 생강, 찹쌀

 

1. 엿기름을 1시간 동안 물에 불려줍니다.

2. 쌀로 꼬들꼬들하게 밥을 짓거나, 쌀을 쪄줍니다. (멥쌀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찹쌀을 사용하는 것이 맛은 더 좋습니다.)

3. 밥이 되는 동안, 상태가 매우 우수한 하얀 무와 홍당무를 1~2mm의 두께로 깍뚝 썰기 하여 냉장보관 해둡니다. 기호에 따라 생밤이나 생고구마를 같은 방법으로 깍둑썰기 하여 넣기도 합니다. 

4. 불린 엿기름을 촘촘한 망사 주머니에 넣어서 단물을 만든 다음, 방치하여 전분기를 가라앉힌 단물의 윗물만을 준비합니다.

5. 또다시 촘촘한 망사 주머니에 고운 고춧가루, 찧거나 분쇄한 생강을 넣어서 준비된 단물에 담근 다음, 열심히 주물러서 안동식혜 특유의 색과 풍미를 위한 '제 2의 단물'을 만듭니다. 생강을 믹서기에 갈아내어도 상관없으며, 수분이 부족하여 잘 갈리지 않는 경우는 단물이나 생수에 함께 갈아도 좋습니다.

6. 준비된 '제2의 단물'에 깍둑썰기한 재료, 밥, 설탕이나 조청 등을 넣고 국밥 말 듯이 섞어줍니다.

(빠른 발효와 효소의 활성도를 높이고자 설탕이나 조청을 넣기도 합니다. 반대로 너무 빠른 발효로 인해 시큼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을 원치 않거나, 또는 손수 만든 안동식혜를 먹어가며 매번 천천히 식혜가 발효되어 익어가는 맛의 차이를 느끼길 원하는 경우,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을 아예 안 넣고, 먹을 때 기호에 따라 조절하여 먹기도 합니다.)

7. 절대 끓이지 않고, 따뜻한 방의 아랫목이나 실온에 둬서 재료들이 동동 뜰 때까지 관찰하며 방치합니다. 끓이지 않는 것이 안동식혜 제조의 중요한 핵심입니다. (삭혀서 발효를 시키기 위한 것)

- 발효가 되면서 무, 홍당무, 밥 등의 재료가 동동 뜨게 되는데, 재료가 어느 정도 동동 떴다 싶으면 바로 추운 바깥에 내놓거나, 김치냉장고 등에 넣어서 차게 하여야 합니다. 과발효가 되면, 시큼한 맛이 너무 강해집니다.

8. 그릇에 담아 먹을 때는 차게 한 상태에서 깍둑썰기 한 사과, 단감, 배, 볶은 땅콩, 잣과 같은 견과류를 취향껏, 양껏 띄워서 먹습니다.

한 숟가락 떠먹은 후에는 혀에 잔잔하게 남는 시큼한 맛이 감돌며, 풍부한 생강의 향기로 여운이 남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