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sheep)에 대하여, 양털의 쓰임
양(sheep)에 대하여
소과 양속에 속하는 동물로서 개 다음으로 인간에게 길든 가장 오래된 동물입니다. 기원전 8천~9천 년 전부터 중동 지역에서 최초로 가죽화 되었는데, 당시 양은 원래 '무플론(Mouflon)'이라는, 본디 캅카스산맥과 페르시아에서 서식하던 산양들이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농부들이 가축을 함께 기르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아주 작은 식량만 섭취해도 오래 버틸 수 있어 대규모로 키우기에 좋았고, 양털을 깎아 쓸 수도 있었고, 고기와 젖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양은 점차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뿔이 사라지고 털이 길게 자라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덩치가 작아지고 성격도 순해졌습니다.
수천 년간 사육 받은 양들은 야생동물이 접근해도 도망가지 않고 우왕좌왕하다 양들끼리 압사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털을 주기적으로 깎아주지 않으면 너무 길게 자라 더위를 못 견디고 털 무게에 눌려 제대로 활동하지 못합니다. 등짝이 평평해 누우면 일어나기 어렵고, 살찌거나 임신해 몸이 무거운 양들은 잘못 넘어지면 누군가 일으켜 주기 전까지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합니다.
식물을 먹을 때 뿌리까지 통째로 뽑아 먹기 때문에 한곳에 머물거나 목축지가 좁으면 생태계가 금방 파괴됩니다. 양과 염소를 같이 섞어서 기르는 이유는 무리 중 일종의 대장 역할 하는 염소가 풀을 대충 뜯어 먹고 나면 딴 곳으로 움직이고 양 떼가 지도자를 따라 움직여 목초지의 수명을 늘린다고 합니다.
포유류 중 몸집에 비해 뇌의 부피가 큰 편이지만 지능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양들은 한 번 본 사람 얼굴을 기억하며 사람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구별할 줄 압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목마른 양이 인간의 음수대에서 능숙하게 물을 마시기도 하고 빗장걸이 자물쇠를 이빨로 물어서 열기도 합니다.
양은 순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고집이 세고 제멋대로여서 자기 분을 못 이겨 다른 양이나 인간을 들이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지식한 면이 있어 반드시 온 길로 되돌아갑니다. 양은 도축할 때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가만히 묶여 풀만 뜯다가 정육점 주인이 칼을 목에 대는 순간 ‘메~’ 한 번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양의 고기와 털은 유목민들에게 필수 요소이고, 가죽은 물론이고 뼈까지 깎아서 각종 가재도구로 만들어 썼고, 양 오줌을 모아 빨래를 하기도 했습니다. 양의 젖은 우유보다 소화흡수가 잘되고 유당불내증이 있는 경우에도 적응하기 좋습니다. 비싸긴 하지만 페타 치즈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로 만들어지고 버터나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으로도 쓰입니다.
양털의 쓰임
양털에서 나는 기름은 양털유를 만들어 녹 제거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양털은 보온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겨울철 스웨터, 코트, 스카프, 장갑, 양말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 특히 메리노 양털은 부드럽고 가벼워 고급 의류에 많이 사용됩니다.
양털은 내구성이 좋고, 발에 닿는 촉감이 부드러워 고급 카펫과 러그 제작에 사용됩니다.
양털의 우수한 단열 특성 덕분에 따뜻한 담요와 이불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양털 충전재는 통기성과 흡습성이 뛰어나 쿠션과 베개의 충전재로 적합합니다.
자연적인 단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친환경 건축 자재로 사용됩니다. 특히 소음과 온도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양털은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능력이 있어 공기와 물 필터로도 사용됩니다.
양털은 토양의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 성장을 억제하는 멀치(Mulch) 재료로 사용됩니다.
양털은 자연적으로 분해되며, 땅에 유기물을 공급해 토양 개량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양털은 필팅(felting)이나 실뽑기(spinning) 등의 공예 활동에 사용됩니다. 다양한 색상과 질감으로 예술 작품이나 장식품을 만드는 데도 적합합니다.
양털은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특성이 있어, 발에 착용하는 보호 패드나 상처 치료를 위한 붕대에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