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お任せ)와 스시 용어들
오마카세(お任せ)
일식 용어로 주방 특선 요리 형식이며 '그날의 재료로 요리를 준비한 상차림'을 의미입니다.
일본어의 '맡기다'는 뜻의 任せる(마카세루)에서 명사형인 任せ(마카세)의 앞에 존경 형태인 お(오)를 붙여 오마카세로 불립니다.
1990년 이후 오마카세가 유행하게 되었는데, 스시가게가 줄어들고 술안주를 제공하는 가게가 늘어나면서였습니다. 술을 먹는 손님 중 생선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먹을 때마다 주문을 넣으면 술자리 분위기가 끊어지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었습니다. 일정 금액을 내면 그에 맞춰 주방장이 알아서 스시를 잡아 손님에게 내놓게 되었습니다.
단골이나 예약손님에게 일정 부분만 제공하는 만큼 속도 및 손님 개개인의 취향을 기억해야 하고 즉석에서 스시를 낼때 설명을 곁들여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스시 쪽에 전문성을 가진 셰프여야 여러 고객을 상대하며 입소문 위주의 인지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격은 1인당 최소 3~5만 원대의 가격과 네타(올라가는 회)나 샤리(밥)등에 의해 평가가 다양합니다.
보통 광어, 참치, 전복(내장), 성게알 등이 인기 있는 재료이고 숙성정도에 따라 평가가 극명히 달라집니다. 때문에 당일 수산시장에서 계절 등에 따라 납품되는 신선한 재료의 선별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인 코스는 첫 번 째로 직접 만든 챠왕무시(茶碗蒸し), 달걀찜 같은 것입니다. 식전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그릇이라는 뜻의 '챠왕'에 쪘다는 뜻의 '무시'가 붙은 말입니다. 이후에 순서대로 스시가 나오는데, 중간쯤에 게우소스에 전복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시를 다 먹으면 식사로 우동, 소바, 청어 국수 등 국수 요리가 나온 뒤 카스테라와 비슷한 '교꾸'를 디저트처럼 냅니다. 흔히 카스테라같이 생겼지만, 밀가루 등을 넣지 않고 게살, 생선살, 달걀 등을 이용해 만들어 제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입니다. 이후 녹차 아이스크림이나 기타 다른 직접 만든 디저트 등을 추가로 내어 마무리하고 그 사이에 '앵콜스시'라고 하여 가장 인기 있는 스시를 다시 내주는 서비스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 런치와 디너를 구분하는 오마카세 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술을 곁들이기 좋은 디너의 구성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런치의 경우는 보다 저렴한 대신에 보통은 술을 뺀 츠마미 코스를 대폭 축소하고 초밥류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 차이가 보통 2배 정도 나기 때문에 예약할 때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점씩 천천히 음미하고, 즉석에서 바로바로 만들어 내는 특성상, 보통은 식사 시간이 런치 기준으로도 최소한 40분~1시간은 걸리며, 디너는 1시간 반, 드물게는 2시간 이상 식사 코스가 짜이게 됩니다.
다른 고급 식당들처럼 주류를 콜키지(Corkage, 손님이 주류를 직접 가져가 자리비용을 내고 마심)하는 경우 샴페인이나 사케를 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와인이나 다른 주류는 해산물을 다루는 오마카세의 특징으로 금지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격 책정은 일반적으로 셰프의 경력, 식당 분위기 등을 종합해 엔트리, 미들, 하이엔드 급으로 나뉘게 됩니다. 대체로 10만 원 이하는 엔트리급, 10만 원대는 미들급, 20만 원을 초과하면 하이엔드급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미식가들의 입맛에 따라 7만 원대 오마카세를 엔트리급으로 보기도 하고 미들급이나 하이엔드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스시 용어들
샤리(シャリ)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배합 초를 넣어 만든 밥입니다. 오마카세 집의 샤리의 특징은 바로 만들어서 내놓기에 샤리 온도가 따뜻하며, 고급스러운 식초를 사용합니다. 대부분 초밥과는 달리 단맛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신맛과 짠맛 위주로 맛을 냅니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오마카세용 식초로는 어두운색의 지게미로 만드는 적초 계열의 요헤이(현재 수급 어려움), 에도단넨스, 미노산넨스 등이 있으며, 밝은색의 곡물로 만드는 식초 계열로는 초특급 시라기쿠 등이 있습니다.
(한국 스시야에서 쓰는 쌀 품종으로는 삼광, 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등이 있습니다. 다수의 스시야에서 햅쌀과 묵은쌀의 편차를 줄이고 조금 더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기 위해 효소인 미오라를 사용합니다.)
타네 / 네타(タネ / ネタ)
스시 위에 올라가는 재료들로 일반적인 판초밥과 큰 차이는 숙성 회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활어회 특유의 쫄깃함 대신 숙성 회 특유의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또 재료의 면에서 보면 오마카세는 등푸른생선을 많이 사용합니다. 부패가 빨라 회로 먹기 쉽지 않아 비린내를 잡기 위해 소금, 설탕, 식초 등으로 절묘하게 절여서 대접합니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으로는 고등어, 전갱이, 전어, 방어 등이 있는데, 이들은 산지에서 바로 전 처리를 하거나 산 채로 배송되어 업소에서 신선한 상태에서 초절임합니다. 또한 장어, 계란, 새우, 한치 초밥 등과 같은 기존의 재료들도 훨씬 신경 써서 처리해 맛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게타(げた)
나막신이란 뜻으로 알려졌는데 초밥을 올려두는 나무 접시가 옆에서 볼 때 게타와 비슷해서 붙여졌습니다.
무라사키(むらさき)
간장을 의미하며 스시에서는 짙은 간장 색을 뜻합니다.
군칸(軍艦)
샤리를 김으로 둘러싼 초밥으로 모양이 군함과 비슷해 붙여졌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올려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끼(巻き)
두루마리라는 뜻으로 김으로 돌돌 말아 먹는 스시입니다. 한 가지 재료를 얇게 만 호소마끼, 여러 재료를 넣어 두껍게 만 후토마끼가 있습니다.
데바나 / 아가리(出ばな / あがり)
데바나는 식전에 나오는 차이고, 아가리는 마지막에 나오는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