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熊猫, Panda)
중국의 쓰촨성 일대에 주로 서식하는 곰과 포유류로 곰과 판다속 대왕판다종입니다. 원래는 곰과가 아니라 아메리카너구리(라쿤)과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새로운 화석의 발견과 유전자 연구를 통해 곰의 일파임이 밝혀졌습니다. 다른 곰들과 달리 판다는 겨울철에도 서식지에 주식인 대나무가 넘쳐나는 탓에 말레이곰 같이 열대지방에 사는 곰들처럼 동면을 하지 않으며 유대류처럼 미숙아를 출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대류는 태반이 없는 유대목(Marsupialia) 동물들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짧은 임신 기간을 거치며, 미숙하게 태어난 새끼를 어미의 주머니(유대)에서 키웁니다.
판다 성체의 무게는 약 70 ~ 120kg에 이르고, 아주 거대한 개체는 160kg까지 나갑니다. 암컷은 수컷보다 약 10~20% 정도 체구가 작습니다.
'panda'라는 단어는 1835년 프랑스어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말입니다. 과거 프랑스 선교사와 탐험가들이 네팔과 히말라야 지역 원주민들이 레서 판다를 이르는 현지어를 '니갈랴(nigálya)', '포냐(pónya)'라고 기록했는데 전자는 네팔어로 네팔에서 자생하는 대나무의 종류를 일컫는 말이고 후자는 티베트어로 '심부름꾼, 전달자, 사절'이라는 뜻입니다. 이 중 후자의 포냐가 음운변화를 거쳐 '판다'가 되었고 이 말이 1840년대에 영어로 유입되었습니다.
'판다'라는 말은 '대나무를 먹으면서 몸의 색이 나뉜 곰 같은 동물(=레서판다)'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얼마 안 가 유럽인들이 자이언트판다를 발견한 후에는 이 의미에 딱 들어맞는 '자이언트판다'를 '판다'로 부르고, 원래 이름이 판다였던 동물을 '작은 판다'라는 뜻의 '레서판다'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판다는 5.5세부터 6.5세 사이에 번식을 시작하고, 자연에서 암수 판다는 번식기에만 교미한 후 헤어지며, 암컷은 홀로 새끼를 출산합니다. 교미 시기는 봄(3-5월)이어서 보통 7월생인데, 드물게 1월생, 9월생, 11월생, 12월생 등 다른 월에 태어난 개체들도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4일간 걸치는 교미 기간이 끝나면 바로 암수는 헤어지며, 다음번에는 다른 상대와 교미합니다. 임신 기간은 95일에서 160일이며, 이론상 암컷은 2년에 한 번꼴로 출산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쌍둥이를 출산한 어미 판다들이 상대적으로 제일 건강한 한 마리만 골라 키우고 나머지는 버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판다는 원래 단독 생활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부모·자식이어도 야생이나 사육되는 판다 어느 쪽이든 독립합니다. 새끼 판다가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시기는 제각각이지만 보통 판다 나이로 1, 2살쯤입니다. 야생의 판다 경우 자식이 나무에 올라간 사이 서서히 거리를 벌리며 혼자의 시간을 늘리면서 최종적으로 독립합니다. 마지막 교감을 나눈 뒤 자연스럽게 떠나는 판다와 달리, 새끼가 어미에게서 떨어지기 싫어하면 어미 판다가 내쫓아 가면서 독립시키기도 합니다. 영역을 중요시하는 판다의 특징상 독립하면 다시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만난다 해도 독립 시기가 많이 지나면 못 알아본다고 합니다.
자연 상태에서 판다는 20년 정도, 동물원에서는 30년까지 살며 동물원에서 가장 오래 산 개체는 암컷 자자(jiajia, 1978~2016)로 홍콩에서 38살로 죽었습니다.
성체는 큰 덩치 때문에 위협을 받을 일은 적으나 작은 어린 판다들은 많은 위협을 받습니다. 눈표범은 활동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판다가 사는 쓰촨성까지 내려오기도 하며, 드물게 표범과 늑대, 아시아흑곰, 황금자칼 등도 어린 판다를 공격합니다. 또한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검독수리의 표적이 되기도 하고 노란목도리담비의 습격을 받기도 합니다.
1970년대 덩샤오핑이 집권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판다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어 번식 연구도 진행되었습니다. 인간이 번식시킨 판다들도 야생 적응 훈련 후 방생하고 있지만, 최초로 훈련을 시켜 2006년에 방생된 5살짜리 수컷 샹샹은 1년 후 죽은 채 발견되어(추락사로 추정) 충격을 주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6년 멸종위기 동물 목록(Red List)에서 판다의 등급을 멸종위기종(endangered)에서 한 단계 낮은 멸종취약종(vulnerable)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안녕, 할부지”
푸바오(행복을 주는 보물)는 한국 에버랜드에서 2020년 7월에 태어난 첫 번째 자이언트 판다로, 만 4세가 되기 전에 중국으로 귀환 예정이었습니다. 모든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의 소유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 역시 임대 형태로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안녕, 할부지”는 2024년 9월 4일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푸바오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과 중국 귀환을 앞둔 마지막 3개월간의 특별한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푸바오와 그의 가족, 특히 사육사 강철원과 애틋한 우정과 이별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며, 이들의 소중한 순간들과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그려졌습니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형태로, 푸바오와 사육사 간의 감동적인 관계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특히, 푸바오가 한국에서 경험한 일상과 중국 귀환 준비 과정을 담아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푸바오를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그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