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hippocampus)
실고기과의 어류로서 이름 그대로 말과 유사한 머리가 특징입니다. 50개에 달하는 종은 온대 바다에서 서식하고, 종에 따라 성체의 크기도 다양하여 작게는 길이가 2cm에서 크게는 40cm에 이릅니다.
암컷이 수컷의 육아 주머니에 산란관을 넣어 알을 낳고, 수컷이 그 알을 품고 다니다가 부화 하는데 이에 따라 수컷이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통 2천 마리 내외를 몸에서 뿜어내듯 출산하며, 수컷이 키우는 일도 담당합니다. 육아 주머니도 원래는 암컷이 낳은 알들을 포식자들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수컷이 배에 붙여 다니면서 숨어 지내던 보호막이 진화를 거듭해 서서히 생겨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산란을 끝낸 수컷은 즉시 새로 수정할 수 있는데, 그렇게 일생(약 7년)에 15회 정도 임신과 산란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새끼는 바로 활동을 시작하며, 성체로 생존하는 확률은 1% 정도라고 합니다.
해마는 헤엄이 아니라 거의 물살에 밀려서 떠다니는 수준으로 발달한 꼬리로 주변의 물풀이나 산호 등을 붙잡고 근처를 지나가는 먹이를 먹고 삽니다. 주로 작은 새우나 플랑크톤을 대롱처럼 생긴 입으로 빨아먹는데 먹이를 잡는 속도는 1/1000초로 매우 빠릅니다.
해마의 몸은 'S'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어 이들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해마의 눈은 카멜레온처럼 각각 다른 방향을 바라볼 수 있어서 먹이를 쉽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해마는 주변 환경에 맞춰 색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능력은 위장과 보호를 위해 사용되며,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숨기거나 짝짓기 시즌에 파트너를 유혹하는 데도 쓰입니다. 해마는 다양한 색상으로 변할 수 있으며, 그 변화는 신경과 호르몬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됩니다.
체질적으로 수온, 수질 변화에도 민감하고, 주변 사물에 매달려 고정된 상태로 먹이를 먹는 생태 탓에 다른 어종과 합사하면 먹이경쟁에 밀리게 됩니다. 거기에 입맛은 까다로운데, 먹는 양은 많고, 특히 균류나 기생충에도 취약해서 버블병으로 체내에 가스나 기포가 차서 부력을 조절하지 못해 수면에 둥둥 떠다니다 힘없이 죽는 일이 빈번합니다. 관상어로 키우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사육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해마와 관련된 이야기 셋
그리스 신화에서 포세이돈의 상징
해마는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로마 신화에서는 넵투누스)의 상징적인 동물로 등장합니다. 포세이돈의 전차는 해마들이 끄는 것으로 묘사되었으며, 바다의 평화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졌습니다. 이 신화에서 해마는 바다의 신비로운 힘을 상징하며, 바다와 뗄 수 없는 생명력을 의미합니다.
해신의 수호자
고대 마오리 문화에서는 해마가 해신 타니루아(Tangaroa)의 수호자로 여겨졌습니다. 해마는 바다에서 길을 잃은 뱃사람들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귀환하도록 인도해 주는 신비로운 존재로 전해집니다. 해마는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바다의 질서를 지키는 상징적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이 전설에서 해마는 보호자이자 안내자의 역할을 합니다.
중국의 용과 해마
중국에서는 해마를 작은 용으로 여겼습니다. 해마는 바다의 용과 같은 힘을 상징하는데, 용은 중국 신화에서 강력한 자연의 힘과 행운을 의미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특히 바다의 용은 바다의 기운을 지배하며, 해마는 그 힘을 축소한 형태로 여겨졌습니다. 이 때문에 해마는 행운을 상징하는 존재로, 해상 여행 중이거나 바다를 기반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길한 존재로 간주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