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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2

또치의 하루 – 샛길에서 눈을 떴을 때 아주 잠깐, 찰나의 순간, 마치 꿈을 꾼 듯했다. 샛길에서 나의 등을 밀치고 지나간 등산객이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 젊었는지 나이가 들었는지 볼 수 없었으니 알 수 없다. 다만 익숙한 냄새... 희미한 냄새가 나의 정신을 잃게 만든 것인지, 정신을 차리게 해 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일어나 본능적으로 앞으로 걸었고 얼마 가지 않아 익숙하고 반가운 샛길 입구가 눈앞에 딱 놓여 있었다. 나타났다기보단 누군가가 입구를 찾아서 내 앞에 갖다 놓았다는 것이 그 때 나의 감정을 대변 할 수 있는 근접한 표현이다.  해가 지고 어두워서 집에 돌아왔을 땐 녹초가 되어 씻는 것도 잊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하지 못하고 눈을 떴을 때도 전등은 켜져 있었다.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기분이 나쁘다기보단 .. 2024. 11. 30.
또치의 하루 - 샛길 또치의 하루 - 샛길 익숙하면서도 긴장되는 느낌을 애써 무시하며 도로를 따라 10여 분을 걸어 산으로 난 산책로로 들어간다. 처음 원룸을 구할 때 가격이 가장 먼저 고려 사항이었다. 그러나 이 동네에 들어섰을 때 산속으로 뻗어 있는 잘 닦인 산책로를 끌리듯 돌아보고 난 뒤 조금 돈을 더 주더라도 이곳에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달이 내야 하는 월세가 부담이긴 하지만 그 정도는 가볍게 상쇄할 만큼  삶의 가치를 높여준 곳이다. 묘한 분위기가 장점이지만 어두웠던 작품들에 빛을 떨어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신의 작품 중 ‘갈래’를 샀던 첫 구독자이자 구매자는 작품이 올려 질 때마다 피드백을 보냈다. 고마운 일이지만 또치는 그를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다. 또치가 ‘갈치’라고 닉네임을 저장한..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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