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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2

하봉의 일(日, 業)- 4 예전에 비하면 하나의 희미한 선에 불과한 상처가 하봉에겐 여전히 깊은 상처로 새겨져 있다. 남자들과 미팅이나 소개팅을 할 때면 혹여라도 화장이 땀에 지워져 있을까 수시로 거울을 훔쳐봐야 했다. 관심을 보이는 남자가 몇 명 있었지만, 하봉은 자신 안에 각인된 깊은 상처를 감추기 위해 뾰족하게 대했다.  연말이나 기념일들이 다가올 때면 가뭄에 콩 나듯이 소개팅이 들어왔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커플이 부각되는 시기의 외로움을 달래려는 마음으로 거부한 적이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혼자인 이유를 친구들은 하봉의 눈이 높고, 까다로워서라고 한다. 하기 좋은 평가다. 키는 자기보다 같거나 조금 작거나 커도 상관없다. 하봉의 키가 170센티에 근접하기 때문에 유전학적으로 그리 큰 사람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 외모도 .. 2024. 12. 19.
‘아메리칸 뷰티’ 기억에 남는 장면과 소감 ‘아메리칸 뷰티’ 기억에 남는 장면과 소감 ‘아메리칸 뷰티’ 장면1 검은 비닐이 바람에 휘날리던 장면입니다. 흰 비닐이었을 수도 있는데 저에게는 검은 비닐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였던 것으로 짐작되는 이 장면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길바닥에 버려진 비닐봉지가 바람이 부는 대로 춤을 추듯 흔들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무척 독특한 분위기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비닐봉지였습니다. 길을 가다 흔히 발에 차이는 버려진 비닐봉지에 관심을 두게 만든 장면입니다. 요즘도 길을 지나다 가끔 바람에 날리는 비닐봉지를 볼 때면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보게 됩니다. 뭔가 시선이 집중되고 비닐봉지의 유연함이 부럽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내 몸이 떠.. 2024.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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