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228 건강하고 감사한 성탄 보내세요 💗 방문 해주신 모든 분들의 하루하루를 응원합니다.여러분들의 댓글 응원에 미소짓고 힘을 얻은 한 해였습니다.건강하고 감사한 성탄 보내세요♡ 2024. 12. 24. 하봉의 일(日, 業) - 6 소주병이 3개로 늘어난 것은 술잔을 채우면 말끔히 비우는 둥이의 습성 때문이었다. 하봉의 주량은 딱 반병 정도라 계산하고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순대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다보니 맛집 정보로 넓혀졌고 전반적인 음식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가게에 들어갔던 이유는 분명 울적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였는데,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돌리고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사로 발전되어 둥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순대를 싫어하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주 어릴 때, 포대기에 싸여 엄마의 등에 업힌 채 시장에서 돼지 내장 냄새를 맡았다. 아이는 말하고 걷기가 수월해지면서 엄마가 하는 순댓국집을 피해 다녔다. 딱 한 번 시장 부근을 반 아이들과 지나가다 다른 가게에서 배달 쟁반을 머.. 2024. 12. 23. 하봉의 일(日, 業) - 5 “됐다!”“되긴 뭐가?”“널 보면 고슴도치 같아.” 고슴도치는 몸뚱아리에 가시를 꽂고 다니며 모든 상황에 대비한다. 보석 바를 먹을 때의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외로울 때나 불안함이 슬며시 들어올 때면 냉장고 문을 열고 떡볶이나 만두 튀김이나 김치전… 등을 해서 먹는다. 드문 경우지만 그마저도 없을 땐 계란을 삶아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다. 계란이 떨어졌던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하봉은 몹시 초조해졌다. 냉장고와 수납장 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다 콘플레이크를 발견했다. 마트에서 서비스로 받은 것으로 하봉의 취향이 아니라 계속 밀리던 콘플레이크 한 통을 와작 씹어 다 먹은 뒤에 겉봉에 인쇄된 검고 굵은 숫자가 3개월 전 유통기한임을 알려줬다. 그때의 경험으로 수납장 정리를 자주하게 되었고, 하봉에게 필요 없.. 2024. 12. 21. 하봉의 일(日, 業)- 4 예전에 비하면 하나의 희미한 선에 불과한 상처가 하봉에겐 여전히 깊은 상처로 새겨져 있다. 남자들과 미팅이나 소개팅을 할 때면 혹여라도 화장이 땀에 지워져 있을까 수시로 거울을 훔쳐봐야 했다. 관심을 보이는 남자가 몇 명 있었지만, 하봉은 자신 안에 각인된 깊은 상처를 감추기 위해 뾰족하게 대했다. 연말이나 기념일들이 다가올 때면 가뭄에 콩 나듯이 소개팅이 들어왔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 커플이 부각되는 시기의 외로움을 달래려는 마음으로 거부한 적이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혼자인 이유를 친구들은 하봉의 눈이 높고, 까다로워서라고 한다. 하기 좋은 평가다. 키는 자기보다 같거나 조금 작거나 커도 상관없다. 하봉의 키가 170센티에 근접하기 때문에 유전학적으로 그리 큰 사람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 외모도 .. 2024. 12. 19. 이전 1 2 3 4 ··· 57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