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306

6. A Day in the Life of Tochi - Mushrooms 6. 또치의 하루- 버섯‘갈치’는 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버섯’ 그림에 대한 구매 의사를 쪽지로 보내왔다. 요즘 같은 불황에 선뜻 ‘갈치’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당연하다는 듯 10% 할인을 요구하는 ‘갈치’의 뻔뻔함 때문이었다.이런 생각들로 심란해서 색을 칠하던 붓을 내려놓았다.해는 지고 있었지만, 채소도 사야 하고 아이스크림도 사야 한다.오늘 뜻밖의 불청객을 만나지 않았다면 마트에 들러 올 계획이었다. 체력을 위해 매일 산책을 하는 편이지만,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고, 하루에 두 번 나가야 하는 상황에 또치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버섯’을 그릴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다.그날, 산책로를 벗어나 샛길로 처음 들어섰을 때였다.같은 위치에 있던 길인데 예전의.. 2025. 3. 1.
5. A Day in the Life of Tochi - Adding Color 5. 또치의 하루 – 색을 입히다.유화의 장점은 색을 덧칠할수록 느낌이 풍부해진다는 것이다.3일간 덧칠해 온 부분에 다시 색을 입힌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볼을 타고 흘렀던 액체, 샛길을 닦아 놓은 누군가, 발밑을 유유히 미끄러지던 뱀의 형체, 달고나의 달콤함…… 또치가 처음 그림을 접한 것은 엄마의 손을 잡고 갔던 어린이집에서였다.익숙했던 엄마 손에서 낯선 여자의 손으로 옮겨지자, 또치는 서러움과 불안함으로 통곡했었다.장난감과 간식으로 달래려던 어른들은 포기하고, 도화지와 색연필을 또치 앞에 놓아 주었다.낙서에 가까운 불규칙한 선들과 형태를 완성해 가며 또치는 어린이집에 적응하게 되었다. 메모장이나 스케치북에 스케치하던 또치는 중학생 때 모았던 용돈으로 핸드폰을 샀다.다른 친구들은 게임을 할 수 있어.. 2025. 2. 28.
4. A day in the life of tochi - ‘star-shaped dalgona’ 4. 또치의 하루 – 별 모양 달고나샤워기의 찬물로 서늘한 느낌을 씻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발목 부근에 핫팩을 대 보았지만 서늘한 느낌에 뜨거운 열기만 더해졌다.다른 방법을 생각하다 달달한 것이 먹고 싶어졌다.냉동실의 아이스크림 통은 비어 있었고, 꿀 병은 다 먹고 말끔히 씻어 놓은 상태였다.최근 생활비를 위해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장을 안 본 지 2주가 지나 있었다. 다시 밖으로 나갈 마음이 없어 궁리하다 설탕 병이 보였다.‘달고나’ 만드는 도구를 사 놓기만 하고 몇 번 쓰지 않았는데 오늘 아주 요긴하게 쓰였다.‘별 모양 달고나’를 선을 따라 부서지지 않게 떼어내다 보니 서늘하고 불쾌했던 기분이 줄어들어 있었다.성공한 ‘별 모양 달고나’를 핸드폰으로 사진 찍은 후, 한입에 베어 먹었다. 또치는 .. 2025. 2. 26.
3. A Day in the Life of Tochi - Sneak Peek 또치의 하루 – 엿보기또치는 샛길을 낸 사람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완벽한 준비를 했다. 검정빛 회색 트레이닝복, 바람막이 옷, 크로스백 안에 위험을 대비한 전기충격기.소형 접이식 의자 대신 휴대용 쿠션을 넣어온 것은 별 쓸모가 없었다.샛길 입구에는 몸을 숨길만한 나무둥지가 없었고, 수풀이 우거진 것도 아니었다.가끔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따돌리기 위해 급하게 식물학자 흉내를 내고, 폰으로 풍경을 찍었다.무의미한 몸짓을 2시간 정도 했을 때, 다리 부분을 스치는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유유히 다리를 지나가는 실뱀보다 통통한 뱀이 저만치 멀어졌다.또치는 그 순간 정신없이 달려 집 앞에 도착했다. 세상은 꼼꼼한 또치에게 늘 태클을 걸곤 했었다. 그림을 흥정할 때도 여러 경우의 대답을 준비했었다.하지만 상대방이.. 2025. 2. 24.
728x90
반응형